유치원에 다니는 우리 아이는 제가 늘 재촉해야만 겨우 느릿느릿 유치원에 갈 준비를 마칩니다. 그런데 등원 준비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는 해야 할 일이나 과제를 정말 최대한, 마지막까지 미루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의 각종 협박과 으름장을 듣고서야 겨우 시작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방향도 못 잡고,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옆에서 내내 지켜보며 감시해야 겨우 끝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최대한 미루고, 하더라도 느린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가 할 일을 미루는 건 스스로 시작하는 힘이 부족해서이니, 환경을 먼저 바꿔주는 것이 우선이에요. 방해요소를 없애고 시작 시간을 알려주며 잘했을 때 칭찬과 보상을 해주면 점차 나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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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카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아이의 '시작'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집안 환경부터 점검할 것
미취학 시기부터 아이에게 간단한 집안일을 시킨다면, 아이들은 그 일을 마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잠시 미뤄야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런 개념이 생긴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재미없고 지루한 일일지라도 그것을 꼭 시작해야 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잠시 미룰 줄 알게 된다.
부모들은 먼저 아이들에게 아침 일과나 잠자리 일과처럼 규칙적인 절차가 있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단계는 아이가 특정한 일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내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런 절차가 아이에게 내면화되면 부모의 “이제 시작해야지”라는 짧은 지시만으로도 아이는 그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혹은 아이 스스로 그 과정을 알아서 시작할 수도 있다.
시작 자체가 어려운 아이의 행동을 바꾸려는 노력은 반드시 외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를 바꾸려고 애쓰기보다는, 아이의 환경을 먼저 바꾸는 것이 먼저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는 천천히 그 방향을 환경에서 아이 그 자체로 전환하는데, 때가 되면 아이에게 직접 실행기능을 가르쳐야 하겠지만, 일단 이러한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 과정은 외부에서 내부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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