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데, 아기를 안고 수유하면 팔이 매우 아픕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수유를 맡겼더니, 아기를 바닥에 눕히고 우유병을 물린 채, TV를 보는 거예요. 세상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시선이 아기를 향해야지, TV에 있으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젖만 먹이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도 되는 걸까요?
A. 수유 자체보다 먹이면서 나누는 따뜻한 시선과 스킨십 같은 상호작용이 더 중요합니다. 접촉 없이 기계적으로 먹이기만 하면 아기는 안정감을 느끼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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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선동덕여대 · 서울한영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남편에게 육아를 맡기면, 참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다. 도대체 아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가는 행동에, 참 철없어 하곤 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님들은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애 같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나 보다. 남편들이 바깥일은 어른스럽게 잘 하면서도, 집에서는 영 시원찮은 경우가 많다. 아이 좀 보라고 맡기고 잠깐 외출을 하면, 남편은 정말로 아이를 '보기'(see)만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돌보라'(care)는 의미인데 말이다. 남편에게 육아를 맡길 때에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젖을 먹이는 그 자체보다 먹일 때, 아기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해리 할로우(H.Harlow) 박사의 아기원숭이 실험은 바로 이런 상황에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할로우는 두 개의 모형 엄마원숭이를 만들었다. 한 개는 철조망으로 만든 엄마원숭이고, 여기에 우유병을 달아놓았다. 또 한 개는 따뜻한 모포로 만든 엄마원숭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기원숭이를 데려다가 어떻게 놀이하고 생활하는 지를 관찰했다. 아기원숭이는 배고플 때는 철조망원숭이에게 가서 우유를 먹지만, 그 곳에 머물지 않는다. 우유를 먹고는 모포원숭이에게 가서 얼굴을 부비고 기대어 놀다가 잠이 들곤 했다.
애착이론으로 유명한 존 볼비(J. Bowlby) 박사는 시설의 아기들을 찾아가서 안아주곤 했는데, 그 아기들은 뻣뻣하게 손사래를 치며 심하게 울곤 했다. 시설에서는 주기적인 시간에 맞춰 정확한 수유를 하는데, 그 아기들은 왜 일반 가정의 아기들과 다를까? 사람을 반기거나 미소를 짓지 못할까?
볼비는 이 문제를 고민했다. 그 답을 수유가 아닌 접촉에서 찾았다. 할로우박사의 아기원숭이도 마찬가지이다. 수유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함으로 상호작용하는 접촉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엄마냄새를 가진 사람이 따뜻하게 접촉해주며 수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시설이나 철조망원숭이의 수유는 주기적으로 정확했지만, 따뜻하게 상호작용하는 접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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